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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에세이] 미국은 독수리, 그렇다면 한국은?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4030750591 성창훈 한국조폐공사 사장 독수리, 판다, 캥거루. 이들 단어에서 어느 국가가 연상될까. 미국 중국 호주일 것이다. 각 나라를 대표하는 상징물이기 때문이다. 국가 상징물을 주제로 정부 또는 중앙은행이 금, 은 등 귀금속을 소재로 발행하는 국가대표 주화를 ‘예술형 주화’라고 한다. 예술형 주화를 발행하는 국가는 이를 자국의 역사·문화·예술적 가치를 상징하는 문화산업으로 발전시켜 국가 위상을 높이고 해외에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홍보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미국(독수리) 중국(판다) 캐나다(메이플) 호주(캥거루) 오스트리아(빈필하모닉) 영국(왕실 문양)이 예술형 주화를 발행하는 대표적인 국가다. 최근(2021년)에는 스페인이 예술형 주화 발행을 시작해 국가 홍보 수단으로 대대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연평균 발행 규모는 3조원 수준으로 알려졌고, 2019년 이후 150% 이상의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아직 예술형 주화를 발행하지 않고 있다. 최근 스페인을 방문해 마리아 엘리사베트 조폐국 대표와 환담했다. 그는 “스페인은 유구한 역사와 문화유산이라는 강점이 있음에도 그동안 예술형 주화를 발행하지 않았고, 오히려 해외 예술형 주화를 수입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현실이 발행 결정에 한몫했다”고 밝혔다. 우리의 상황과 너무나 똑같아 놀랐다. 오스트리아 조폐국 이사는 “대한민국은 예술형 주화 발행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이미 갖고 있다”며 “세계가 대한민국을 좋아하고 있다는 것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금속활자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우수한 인쇄 기술을 갖추고 있고,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유수한 문화자산을 지니고 있다. 최근에는 K컬처가 세계 젊은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우리만의 독창적인 DNA가 담긴 유·무형 문화자산을 활용해 발행한 ‘K-예술형 주화’가 우리의 상징을 세계에 알리는 대표 문화상품으로 수출되는 행복한 상상을 해본다. 주화 뒷면에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을 새기고 앞면에는 대표적인 상징물을 넣어 우리만의 독특한 기술력으로 K-예술형 주화를 발행한다면 해외 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해외에서 이미 하는 것을 우리가 못 할 이유는 없다. K-예술형 주화가 도입되기 위해서는 국민적 관심과 성원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이미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대표하는 국가로 성장했다. 한국조폐공사는 국가이미지 제고와 국민의 자긍심을 고취하기 위한 문화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K-예술형 주화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유통되는 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한국경제- 한국조폐공사 2024-04-18
- [한경에세이] 진짜 사장님 맞나요?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4022900931 성창훈 한국조폐공사 사장 모든 최고경영자(CEO)는 소통을 강조한다. 나도 MZ세대와의 간담회, CEO 레터 등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익명성을 전제로 정보와 의견이 날것 그대로 올라오는 ‘블라인드’를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블라인드에 올라온 게시물을 보던 중 ‘사장님 왜 그러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눈에 들어왔다. 사장이 직원들을 자꾸 불편하게 한다는 내용이었다. 궁금했던 나는 사장이라고 신분을 밝히며 “어떤 점 때문에 불편했는지 알려 달라”고 했다. 곧 다른 직원의 댓글이 달렸다. “진짜 사장님 맞나요?” 사장이 블라인드에 참여한다는 것을 직원들이 알게 되면서, 업무 개선을 요구하는 글과 회사 경영에 관한 제안이 자주 등장하게 됐다. 나는 쉬운 것부터 하나씩 바꿔가고 있다. 지금은 더욱 많은 건의가 올라오며 소통의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고 있다. “임기 3년인 분이 업무 지시를 100m 달리기하듯 한다”는 불만 섞인 건의도 있었고, 최근에는 그럴듯하게 사장을 사칭하는 글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가짜 사장의 글은 금세 직원에게 발각된다. 일종의 자정 기능이 추가된 것이다. 이렇듯 익숙하지 않던 블라인드에서의 소통도 결국 회사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다. 익명의 소통 방식은 악의적 비난 및 목소리 큰 소수의 과도한 영향력 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조직 분위기가 흔들릴 수 있다고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직원 간의 자유로운 의견 교환은 서로의 이해를 넓혀주며 창의적 아이디어를 발산시킨다. 정제되지 않은 채 올라오는 많은 불만조차도 회사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그것이 사장을 향하는 것이라도 말이다. 대부분의 CEO가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여전히 어려운 과제다. 직원들이 CEO와 소통할 기회도 적고, 소통하게 되더라도 넘기 어려운 직급 간의 벽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익명의 소통 공간에서는 모두가 편하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얼마 전에는 한 직원으로부터 “그동안 봐오던 사장님들과 다르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권위를 내려놓고 먼저 다가서려는 모습이 형식을 중요시하던 공기업의 시각에서는 달리 보였을 수도 있다. 소통하려는 노력을 통해 직원들은 회사의 목표를 이해하고, ‘우리의 방향성’이라는 공감대를 완성한다. 공공기관뿐 아니라 민간기업, 정부에서도 CEO가 익명이 보장되는 소통 방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해도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현재 조폐공사는 화폐 수요 감소에 대응해 제조업에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문화 기업으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야심 찬 도전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조직문화 개선이 필요하다. 블라인드가 소통에 도움 된다고 말하고 싶다. 한국경제 한국조폐공사 2024-04-18
- 은행권 이어 조폐공사까지… CBDC 유통 플랫폼 준비 ‘잰걸음’ https://v.daum.net/v/20240402060104101 조폐공사, CBDC·NFT 담을 수 있는 통합전자지갑 개발 은행도 플랫폼 준비… 신한·우리·NH농협 잇따라 구축 한은, 일반인 10만명 대상 테스트 앞둬… “韓 위상 높일 것” 한국은행이 CBDC(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 발행 준비에 한창인 가운데 민간에서도 디지털화폐 유통 플랫폼 구축에 서두르고 있다. 이미 수 년 전에 사업모델을 구축한 은행권에 이어 최근에는 조폐공사까지 CBDC 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CBDC는 디지털 형태의 화폐를 의미한다.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동전(주화)이나 지폐(은행권)가 아니라 새로운 단위의 ‘사이버 머니’다. 한은이 CBDC를 발행해 은행이나 민간에 공급하면, 경제주체들이 이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유통된다. 중앙은행이 발행을 통제한다는 점에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탈중앙화 방식의 코인과 구분된다. 해외에서는 바하마와 자메이카, 나이지리아 등 국가에서 신용 취약계층이나 외국인을 위한 결제수단으로 CBDC를 도입했다. CBDC는 카드사나 결제대행사(PG)를 거치지 않고도 결제가 가능해 결제수수료 부담이 적고, 시중은행에 계좌를 개설하지 않아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조폐公, ICT 부문 사업다각화 박차… “디지털화폐 안정성 관리” 한국조폐공사는 지난달 27일 마포구 독막로 오롯디윰관에서 ‘CBDC 생태계에서 한국조폐공사의 역할’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성창훈 조폐공사 사장을 비롯해 한국은행 발권국장 출신인 하나카드 이정욱 감사, 김의석 카이스트 교수, 채상미 이화여대 교수 등 관련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조폐공사는 2000년대들어 실물 화폐나 신분증이 디지털 형태의 수단으로 변화할 것으로 보고 정보통신기술(ICT) 부문을 키워왔다. 지난 2019년 블록체인 기반 지역상품권 ‘착(Chak)’을 개발해 지급결제 기능을 디지털로 전환했다. 2021년부터는 사내 ICT 사업 부문을 개편하고 블록체인 기반의 보안·정품인증 기술을 상품화하는 방안을 고민해오고 있다. 작년 하반기에는 CBDC 도입에 대한 사전 준비 작업 중 하나로 CBDC와 대체불가능한 토큰(NFT)을 담을 수 있는 통합전자지갑을 개발했다. 한은에서 CBDC 도입을 최종 결정하면 디지털화폐의 안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수단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사업에 나선 것이다. 향후 통합전자지갑은 공공영역의 NFT와 디지털위임장 등 디지털플랫폼 정부의 각종 혁신서비스와도 연계될 전망이다. 이날 세미나에서도 조폐공사가 보유한 기술을 토대로 CBDC 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방법이 논의됐다. 발제자로 나선 김 교수는 “현재 조폐공사가 지역사랑상품권 플랫폼 착을 통해 지자체 정책수당을 지급・운영하는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만큼, 향후 CBDC기반으로 발행될 다양한 공공 바우처에 대한 관리기관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정욱 감사는 “조폐공사가 카드 신분증 및 보안인쇄 제조기술력을 바탕으로 네트워크가 제공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는 카드 형태의 매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면서 “국민편익을 고려한 CBDC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한국은행과 긴밀히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신한·우리·농협 등 시중은행도 ‘준비완료’… CBDC 플랫폼 구축 속도 그간 민간에서는 시중은행과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을 중심으로 CBDC 사업 준비가 진행돼왔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NH농협은행은 LG CNS가 2018년 출시한 블록체인인 ‘모나체인’을, 하나은행은 ‘블록체인 인터넷’으로 불리는 ‘코스모스’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을 구축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21년 한국은행과 CBDC 모의실험을 진행한 카카오 계열사 그라운드X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활용해 ‘멀티에셋 디지털지갑’을 개발했다. 시중은행은 예금을 기반으로 발행하는 ‘예금토큰’의 개발에도 관심을 기울여왔다. 예금토큰은 현재 한은이 구상하고 있는 기관용 CBDC 사업이 자리잡는 데 필요한 결제수단이다. CBDC를 기반으로 발행되며, 고객은 예금토큰을 구입해 전자상거래에 활용한다. 예금토큰이 다른 사용자에게 이전되면 은행들은 CBDC를 주고받아 최종 청산한다. 한편 한은은 올 하반기 일반인 10만명을 대상으로 한 CBDC 활용성 테스트를 준비하는 등 도입 준비를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 이 테스트에서 은행은 디지털바우처 기능이 들어있는 예금토큰을 발행하고, 참여자들은 이를 이용해 물품을 구매할 수 있다. 테스트를 통해 향후 CBDC 유통 과정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사전에 점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CBDC 테스트로 축적된 경험은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참고할 수 있는 선례가 될 것”이라면서 “디지털 강국으로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한국조폐공사 2024-04-18
- [포럼] 디지털 혁신의 DNA를 깨워라 https://n.news.naver.com/article/029/0002866637 선거 때마다 전자개표 방식에 대한 부정선거 논란이 제기되어 왔다. 이러한 불신 풍조를 해소하고 선거 비용 절감을 위해 올해 총선에서도 해킹이나 조작이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전자투표제가 논의됐다. 실제로 2005년 세계 최초로 전자투표를 도입한 에스토니아는 지난해까지 총 13번의 전국 단위 전자투표를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인구 130만 명의 작은 나라지만, 온라인 투표 외에 모든 국민에게 디지털 신분증과 온라인 의료 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디지털 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에스토니아의 성공 사례는 디지털 혁신이 국가 경쟁력 강화와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대한민국은 OECD '2023 디지털 정부 평가'에서 2회 연속 종합 1위를 차지하며 디지털 정부 강국으로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 이는 정책 과정 전반에 걸친 데이터 활용, 수요자 중심 서비스 개발 등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추진되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는 부처 간 장벽을 허물어 데이터를 연계·공유함으로써 국민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국민 사용 빈도가 높은 공공사이트를 연계해 한 곳에서 모든 정부 서비스를 이용하는 통합 창구로 개편할 계획이다. 더 나아가 정부 데이터로 학습시킨 초거대 인공지능 모델을 구축하여 데이터 기반 정책 수립 및 의사 결정을 통해 행정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이는 정부 정책의 효과성을 극대화하고 국민 편의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가 가속화되면서 공공기관도 디지털 혁신을 통해 행정 절차의효율화, 예산 집행의 투명화, 국민 편의 증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례로 한국조폐공사와 LX한국국토정보공사는 축적된 기술과 데이터를 토대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경영 위기를 극복해나가고 있다. 현금 없는 사회 도래와 코로나19로 인한 여권 발급 축소로 경영 위기에 처한 한국조폐공사는 위기 극복을 위해 디지털 혁신을 추진해 새로운 사업을 발굴했다. 특히 축적된 위변조 방지 기술을 활용하여 국가 신분증의 디지털화를 추진 중이다.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운전면허증 발급은 국민 편의성을 크게 향상시켰고, 전국지역사랑 상품권 사업은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또 공공정보 보안모듈 기술 개발은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안전성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있다. LX한국국토정보공사 역시 디지털트윈 기술을 활용하여 국토·도시 정보 분야에혁신을 가져오고 있다. 이는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지적측량 수요 급감으로 인한 경영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기여하는 핵심 사업이다. 특히 3D 공간정보, 행정·민간 데이터, 인공지능 기술을 융합한 LX플랫폼은 국토·도시 문제 해결에 효과적인 의사 결정 지원 플랫폼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네이버와의 협력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주요 도시에 LX플랫폼을 수출하여 도시계획, 모니터링, 홍수 예측 등에 활용될 계획이다. 이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의 첫 해외 수출 사업으로 의미가 크다. 한국의 디지털 기술 경쟁력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될것이다. 대내외 복합 위기에 처한 우리나라에 있어 디지털 대전환은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는 계기다. 과거 경쟁력을 자랑했던 산업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격차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디지털 혁신을 통한 새로운 경영모델 제시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LX한국국토정보공사는 디지털 혁신을 통해 경영 위기를 극복하고 첨단기술 기반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디지털 혁신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국가 경쟁력 강화, 국민 삶의 질 향상, 국가 소멸 위기 극복을 위한필수 조건이다. LX한국국토정보공사가 디지털 혁신을 통해 DNA를 바꾸려는 노력이 산업 현장과 국민 모두에게 만족할 만한 성과를 가져다줄 수 있길 기대한다. (권대중 서강대 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 한국조폐공사 2024-04-12
- [세종의 눈]'K-예술형 동전' 뜨나 https://news.mtn.co.kr/news-detail/2024030812480070479 지금 여러분들의 지갑에 동전이 들어있나요? 더러는 집에 뒹굴고 있을 겁니다. 모바일 결제가일상이 된 지 오래고, 머지않아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도입까지 앞두고 있죠. 동전 없는사회가 성큼 다가온 듯한데 세계 주요국에선 되레 발행을 늘리고 있는 주화가 있습니다. 우리도이걸 해보자는 논의가 물꼬를 텄는데 정체가 뭘까요.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조폐공사는 지난달 함께 해외 출장을 떠났습니다. 각 기관에서 2명, 1명, 5명에 산업연구원 1명 등 9명이 동행했는데 성창훈 조폐공사 사장도 갔습니다. 세계화폐박람회(WMF)가 열린 독일 베를린과 스페인, 오스트리아 조폐국을 방문했는데요. 다름 아닌 예술형 주화(Bullion coin) 때문입니다. 어떻게 발행하고, 효과를 보고 있는지, 우리는 도입하면 어떨지 등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예술형 주화, 참 낯설게 느껴집니다. 중앙은행은 국가적 행사나 역사적 사건 등을 기념하기 위해법정화폐로 기념주화를 발행하는데요. 근래에는 2018년 평창올림픽 때 30년 만에 올림픽 기념주화가 출시됐습니다. 한은에 가면 액면가로 바꿔주죠. 예술형 주화도 그 일종인데요. 다만 기념 목적보다는 국가 이미지 홍보 수단으로 발행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발행 기간이 길고 발행량도 훨씬 많습니다. 전 세계 시장 규모는 20조원으로 추정됩니다. 주요 선진국에선 전체 주화 사업의 70% 이상을차지할 정도인데요. 매출은 미국(독수리)이 연간 4조8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중국(판다) 4조3000억원, 캐나다(단풍나무)·오스트리아(필하모닉) 3조원, 영국(브리타니아) 2조6000억원,호주(캥거루) 2조1000억원 순입니다. 디자인은 제각각이지만 하나같이 그 국가를 연상케 하는데요. 우리는 아직 이를 수입하는 실정입니다. 조폐공사는 도전의지가 넘쳐납니다. 지난달 시작한 연구용역을 오는 7월 끝내고 빠른 시일 예술형 주화 도입을 목표로 합니다. 앞서 해외 출장을 다녀온 관계자들은 선진국 반응이 긍정적이었다고 전했는데요. 유럽 중심 시장에서 희소성을 무기로 평가하는가 하면 고순도 금의 조달 방식이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조언도 있었습니다. 가장 최근 뛰어든 스페인은 초기 발행량을 제한하는 게 중요한 전략이라고 했습니다. 사업 타당성을 확보하더라도 실제 발행까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데요.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위원회 자문을 받아야 하고요. 발권력이 있는 한은과의 조율, 기재부 승인, 금융통화위원회 의결을 단계적으로 거쳐야 비로소 조폐공사에 제조를 의뢰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과제는 국민적공감대인데요. 국가 브랜드 이미지와 문화산업 발전을 위함이지만 경제적 효과를 넘어 사회적기회비용을 따져봐야 하는 거죠. 비산금국인 우리가 주화를 어떻게 만들지는 최대 고민입니다. 원자재 조달과 시세변동에 따른리스크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로선 주문이 들어오면 제작하고 시세차익 없이 판매하는 방식이유력하게 거론됩니다. 기재부 관계자는 "비산금국인 오스트리아는 외환보유국에 있는 금을 갖다 쓰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주문이 들어왔을 때 금을 갖고 와 만들고 판매하는 방식이 가능한지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법적으로도 빈틈이 있어선 안 될 겁니다. 한은은 법류상 문제가 없는지 검토 중인데요. 한은법제 103조는 한은이 직접 또는 간접을 불문하고 영리행위를 하거나 영리기업의 소유 또는 운영에 참여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한은, 조폐공사는 현행법에 부작용이 없도록 세부방안을 협의하겠다는 계획인데 한은 관계자는 "아직 공부 단계"라고 말을 아꼈습니다. 여러분들은 여러분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요. 임지희 MTN 머니투데이방송 기자 한국조폐공사 2024-04-12